정성의 시간 · 5 / 7

물을 만나다

이 물의 정체를 밝히기까지

2025. 03

물을 만나다

물을 만났다고 해서 곧바로 "좋은 물을 얻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물이 나온다는 것과, 그 물이 어떤 물인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육백 미터 아래에서 물을 끌어올린 뒤, 저희에게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이 물의 정체를 정확히 밝히는 일이었습니다. 이번 편은 그 확인의 과정입니다.

눈으로는 알 수 없는 것

땅에서 갓 올라온 물은 그저 맑고 따뜻해 보일 뿐입니다. 그 안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녹아 있는지, pH는 얼마인지, 사람이 쓰기에 적합한지는 눈으로 보아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물의 진짜 모습은 오직 검사를 통해서만 드러납니다.

저희는 이 물을 스스로 "좋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고, 아무런 근거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공인된 기관의 손을 빌려 이 물의 정체를 객관적으로 확인받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믿어 달라고 말하는 것보다, 검사 결과가 스스로 말하게 하는 편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인 기관에 맡기다

지하수의 성분을 확인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가 인정한 시험 기관에 시료를 보내, 정해진 방법에 따라 분석을 받아야 합니다. 저희는 이 물의 시료를 채취해 공인 기관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이 절차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업소가 스스로 "우리 물은 이렇습니다" 하는 것과, 국가가 인정한 기관이 검사한 결과를 내놓는 것은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앞의 것은 주장이지만, 뒤의 것은 근거입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근거를 갖추고 싶었습니다. 훗날 이 물을 이야기할 때, 말이 아니라 서류로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말입니다.

시료가 담기던 날

수질 검사는 시료를 채취하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갓 끌어올린 물의 온도를 재고, 시료병에 담아 조심스럽게 봉인한 뒤 검사 기관으로 보냅니다. 작은 병 몇 개에 사업의 앞날이 담겨 있는 셈이니, 그 과정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기다림은 굴착을 기다리던 때와는 또 다른 긴장입니다. 물은 이미 나왔으니, 이제는 그 물이 '어떤 물'로 판명될지가 관건이었습니다. 흔한 물일 수도, 특별한 물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 답이 담긴 서류를 기다리는 시간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확인된 사실들

검사 결과, 이 물은 저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질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성도는 알칼리성을 띠었고, 실리카를 비롯한 미네랄이 일반적인 자연수보다 풍부하게 녹아 있었습니다. 땅속 깊은 암반을 오래 지나온 물임을, 숫자들이 증명해 주었습니다.

이 결과는 저희가 지어낸 것이 아니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로 확인된 것입니다. 저희는 이 분석 결과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홈페이지의 「물의 바탕」에 그 내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물이 어떤 성질을 지녔는지 궁금하시다면, 그곳에서 숫자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물이 정한 사업의 방향

이 검사 결과는 단순한 확인을 넘어,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이만한 물이 넉넉히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자, 저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또렷해졌습니다. 매일 새 물로 갈아 주는 물놀이, 계절에 맞춰 온도를 조정하는 운영, 모두 이 물이 있기에 세울 수 있는 계획이었습니다.

한 가지 분명히 해 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 물이 몸에 어떤 효과를 준다고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저희가 단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것은 오직 검사로 확인된 사실, 즉 이 물이 어떤 성분을 얼마나 품었는가 하는 숫자뿐입니다. 그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물에 직접 몸을 담가 보신 분들이 각자 느끼실 일이라 생각합니다.

물을 만나고 그 정체를 확인한 뒤, 저희는 비로소 땅 위의 일로 눈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물이라는 가장 큰 질문이 풀렸으니, 이제 그 물을 담을 그릇을 만들 차례였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부지를 다듬고 터를 닦은 토목공사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